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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恭賀新禧]새해는 소의 해, 영화 '워낭소리'를 통해 본 소와 인간

문화재방송 2020. 12. 31. 08:16

여든살. 고령의 농부인 할아버지의 농사방식은 오로지 아날로그 수작업이다...

최신식기계들로 농사를 짓는 요즘농촌과 대조적으로 할아버지에게는 소한마리, 그리고 낫하나면 모든게 해결이다.

8살때 주사를 잘못맞아 왼쪽다리를 못쓰게된 할아버지는 똑바로 서있기 조차 힘든 몸으로

지팡이를 의지해 기어다니다시피 하며 농사를 지으신다.

 

 

 

자신의 몸조차 가눌수 없는 할아버지의 오늘이 있게 한 그의 오래된 파트너는 늙은 소한마리.

농작물에 농약을 쳐야된다는 할머니의 이야기에도 소가 잘못될까봐 할아버지는 들은체도 않으신다.

나이가 들어 소를 먹이는 일조차 힘이든 할머니가 사료를 먹이자고 해도 할아버지는 그 힘든 몸으로 손수 신선한 꼴을 베어 죽을써서 먹이신다.

 

 

 

덕분에 늘 삶이 고단한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고집스런 농사일도, 소를 돌보아야하는 고된일들도 모두 늙은 소 탓인것만

같아 늘 소를 팔아버리자고 할아버지께 성화이다.

그렇지만 늙은 소는 할아버지의 9남매를 키우고 모두 시집장가까지 보내게 해준 할아버지의 둘도 없는 효자자식과

같다...

그래서 일까? 귀가 어두워 잘못들으시는 할아버지는 늘 할머니의 이야기는 제대로 들으실수 없지만,

늙은소의 울음소리, 워낭소리에는 눈이 번쩍 뜨이신다...늘 할아버지의 주파수는 늙은소에게 맞혀져 있는것 같다.

늘 함께할수 있을것 같던 늙은소는 기력을 잃고, 수의사에게서 1년을 넘기지 못할꺼라는 이야기를 듣고 낙심하던 할아버지.

어느날 우시장에서 새끼를 가진 젊은소 한마리를 데려오고,

젊은소에게 외양간마저 빼앗기고, 젊은소가 먹을 꼴을 실어나르느라 하루에도 몇번씩 지친몸으로 일하던 늙은소.

먹이를 먹을때조차 젊은 소에게 채이고...

할머니의 성화에 못이겨 우시장으로 나가 팔릴뻔 했을때도 늙은 소는 묵묵히 할아버지의 뒤를 따를뿐...

거저줘도 가져가지 않겠다는 늙은소를 500만원이 아니면 팔지 않겠다고 고집부리시던 할아버지.

지금도 차가오면 알아서 서고, 그 옛날 만취한 할아버지를 알아서 집까지 모시고 온 기특한 늙은소의 무용담을

늘어놓으시던 할아버지.

"말 못하는 짐승이라도 나한테는 이 소가 사람보다 나아요" 하시던 할아버지 말씀.

어느날 아무리 을 당겨보아도 늙은소는 꿈쩍도 하지 않고, 수의사는 그의 수명이 다했음을 알린다.

그의 고삐가 풀려지고, 그의 목에 맨 워낭도 풀려진다.

 

그동안 너무 수고했다던 할머니의 말...좋은데 가거라 하시던 할아버지...

기다렸다는 듯....늙은 소는 그의 고단한 삶을 놓고, 늙은소가 죽으면 소를 묻어주고 소의 상주노릇을 하시겠다던 할어버지는 결국 소를 묻어주신다...그 무덤위에 부어지는 막걸리 한잔...

 

처음엔 그저 인상적인 포스터 한장, 그림같은 풍경만을 기대하고서 이영화를 보게 됐다.

15년밖에 살수 없다는 소가 40년이나 살게 된 기적같은 이야기를 만나게 될줄은 상상조차 못한일이었다.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말해주듯 극장은 사람들로 붐비고, 이극장을 다닌이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들어찬것은

나도 오늘 처음 본것 같다.

old patner란 부제가 말해주듯...그저 늙은소한마리의 이야기가 아니라

여든 농부인 할아버지의 오래된 소중하고 아름다운 파트너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눌수 없는 몸으로도 할아버지의 고삐에는 늘 응답하던 늙은소는 마지막까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큰선물를 남기고 떠났다

한겨울을 나고도 남을 만큼의 많은 땔감을 해놓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일을 다 해놓고서야...

그렇게 떠났다.

과연 뭐가 보이기는 할까 싶도록 촛점을 잃은 눈, 뒤틀린 발굽들, 말라 비틀어진 엉덩이...

커다란 눈망울에 맺힌 늙은소의 눈물한방울은 절대 잊혀지지 않을것 같다.

할아버지 할머니 떠나실때 같이 떠났으면 좋으련만,

오래된 파트너를 잃고 넋놓고 있는 할어버지를 보자니 마음이 아프면서도 너무나 걱정이 된다.

삶이란 이토록 고단한 것이구나 싶다가도, 삶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어떤 이유들조차 그저 핑계밖에 될수 없다는걸

깨닫게 해준 고마운 영화다.

오랫만에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끼게 만드는,

어쩌면 다시는 만날수 없는 그 옛날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만날수 있는 마지막 영화가 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늙은 소야! 이젠 편히 쉬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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