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동성당
붉은 벽돌 아름다움 돋보이는 서양식 근대건축물
태조로를 사이에 두고 양축을 이루는 것은 전동성당(사적 제288호)이다. 수평으로 펼쳐진 경기전 마당에서 문득 고개를 들면 마주치는 수직의 풍경. 수직과 수평이 교차하며 이곳에 깃든 시간의 숨결을 역동적으로 엮어낸다.
붉은 벽돌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전동성당은 호남 지역의 서양식 근대건축물 중 가장 규모가크고 오래된 것의 하나로 원래 전라감영(全羅監營)이 있던 자리이자, 천주교 신자들의 순교지이기도 한 터에 세워졌다.
비잔틴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절충돼 있는 건축물로, 당시 순교자들을 스테인드글라스에 한복을 입은 조선 사람의 모습으로 담아낸 점도 의미있다. 영화 <약속>의 촬영지로 알려진 뒤 찾는 발길들이 더욱 늘었다.
- 풍남문과 남부시장
전주부성 4대문 가운데 유일하게 현존
경기전과 전동성당을 둘러보기 앞서 천년 시간여행의 진입로를 풍남문(보물 제308호)으로 삼아도 좋을 것이다. 풍남문은 조선시대 전라감영의 소재지였던 전주를 둘러싼 성곽의 남쪽 출입문으로, 전주부성 4대문 가운데 유일하게 현존한다. 풍남이란 풍패(중국 한나라 고조가 태어난 곳)의 남쪽을 뜻하는 말로, 조선왕조의 발원지인 전주를 풍패에 비유한 것이다.
‘풍패’라는 말은 전주객사(보물 제583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전주객사는 임금께 예를 표하는 망궐례가 행해지던 곳으로, 옛 전라감영의 권위와 명성을 상징하는 건물. 현판에 새긴 '풍패지관( 沛之館)'에는 전주가 바로 조선왕조의 발상지라는 높임의 뜻이 담겨져 있다.
풍남문은 곁에 남부시장을 거느리고 있어 생활의 현장과 역사의 유적이 서로 이무롭게 어우러지는 풍경을 이룬다. 조선시대 3대 시장 중 하나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남부시장은 전주백반, 순대국밥, 콩나물국밥 등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최근 문 연 2층 청년몰에서는 색다른 즐거움을 누릴 수도 있다. 핸드메이드 공방, 디자인잡화점, 테이크아웃한방차, 보드게임 술집, 봉지칵테일, 식충식물 화원 등 재기발랄함이 돋보이는 청년점포들이 들어서 시장의 진화를 유쾌하게 펼쳐내고 있다.
- 오목대, 이목대, 전주향교
한옥마을의 전경을 굽어보는 자리
오목대(지방기념물 제16호)에 오르면 한옥마을의 전경을 굽어볼 수 있다. 오목대는 고려말 1380년(우왕 6년)에 이성계가 운봉 황산에서 왜군을 무찌르고 개경으로 돌아가던 중 조상인 목조가 살았던 이곳에 들러 승전을 자축하는 연회를 베푼 곳. 오목대에서 육교 건너편으로 70m쯤 위쪽으로 가면 승암산 발치에 이목대가 자리잡고 있다. 이목대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4대조인 목조 이안사의 유허(遺墟)로 시조 이한 때부터 누대에 걸쳐 살던 곳이다.
한옥마을에 쌓인 시간의 정취는 전주향교(사적 제379호)에서도 만날 수있다. 전주향교는 현존하는 향교 가운데 가장 크고 제대로 보존된 향교로, 대성전과 명륜당 앞의 장엄한 은행나무들이 이곳에 쌓인 시간을 증거한다.
그 시간의 힘을 빌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과 영화
- 골목, 그리고 유무형의 문화콘텐츠
숨바꼭질하듯 만나는 소소한 정취
역사의 숨결과 더불어 오랜 세월 축적된 자연스런 서민성, 일상의 숨결이야말로 전주 한옥마을의 매력. 덩치크고 많은 돈이 투입된 한옥건물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이전의 한옥 살림집들과 골목이 뿜어내던 생활의 숨결은 다소 옅어졌으나 작은 골목길이나 오래된 가게들에서는 여전히 조붓하고 정다운 훈김이 전해져 온다. 한옥을 잇댄 담과 골목, 문(門)과 창(窓), 나무와 마당, 장독과 기와 등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전주한옥생활체험관, 동락원, 양사재 등 마당과 마루가있는 한옥에서 자는 재미를 누릴 수도 있다. 창호문에 어른거리는 나무그림자도 그렇고, 문고리에 놋숟가락 하나 끼워넣어 '문단속' 하는 순간 한옥에서의 하룻밤이 실감날 것이다.
골목길을 사브작사브작 걷다가 숨바꼭질하듯 '한옥마을이야기'판을 곳곳에서 만날 수도 있다. 이 골목에 스민 삶의 이야기들을 놓치지 않으려 한 시도다. 흙돌담에 기와로 곱게 꽃 모양 새겨넣은 집은 1936년 지어졌다는 최부자집. 이 집의 이쁜 담 때문에 이 길이 '토담길'이란 이름을 얻었다. 1938년 이래 원형 그대로 집을 지켜오고 있는 ‘삼원당’ 한약방이나 연조가 오래된 가게들도 한옥마을에서 맞닥뜨리는 정취다. 천년고도 전주가 지닌 유무형의 문화콘텐츠를 집약적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도 널려 있다. 전통 술박물관은 술꾼이 아니더라도 끌릴 만한 곳이고 전주공예품전시관 등은 예향 전주의 전통과 현재를 가늠해볼 수 있는 곳들로 볼거리, 체험거리들이 두루 모여 있다.
전주한옥마을에서 둘러볼 곳들
전주전통문화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문화예술공간으로 다채로운 전통예술공연과 전주의 음식, 차, 전통혼례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운영. 063-280-7000, 홈페이지 open.jt.or.kr
전주전통술박물관 가양주문화를 재현하고 보급하는 술전문박물관으로 가양주와 관련된 다양한 강좌 및 전통의 음주예법인 향음주례 등을 진행한다. 063-287-6305, 홈페이지 urisul.net
전주공예품전시관 한지공예품 및 전통공예가들의 작품과 생활공예품을 전시하는 곳. 063-285-0002, 홈페이지 open.omokdae.com
전주목판서화체험관 이산 안준영 선생에 의해 복원된 한국목판 인쇄문화의 맥을 이어가는 공간으로 고인쇄, 목판화, 옛책만들기 등의 체험 가능. 063-231-5694, 홈페이지 esan.co.kr
교동아트센터 내의 의류 전문업체였던 백양사 공장터를 리모델링한 문화예술 전시공간. 063-287-1244∼5, 홈페이지 open.gdart.co.kr
최명희문학관 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문학세계와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공간. 최명희 서체 따라쓰기, 엽서쓰기 등의 체험도 할 수 있다. 063-284-0570, 홈페이지 open.jjhee.com
소리문화관 판소리 역사를 알 수 있는 전시관과 국창 오정숙 기념관이 꾸려지고 있으며 다양한 판소리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공연 관람이 가능하다. 063-231-0771∼2, 홈페이지 www.jjcf.or.kr/main.sori
완판본문화관 완판본과 기록문화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건립된 곳으로 출간된 완판본을 직접 볼 수 있으며 목판인쇄 체험과 제본체험도 할 수 있다. 063-231-2212∼3, 홈페이지 wan.jjcf.or.kr
부채문화관 부채 관련 전시와 부채 역사를 볼 수 있는 곳. 063-231-1774-5, 홈페이지 fan.jjcf.or.kr
한지산업지원센터 한지의 문화와 산업을 종합적 체계적으로 연구·개발하고 교육하는 한지관련 전문기관으로 한지공예, 한지 뜨기 체험을 할 수 있다. 063-281-1500, 홈페이지open.hisc.re.kr
공예공방촌 지담 한지전문 디자인공간으로 전통의 숨결을 담은 상품과 한지공예체험을 할 수 있다. 063-231-1253
* 문화재청에서 발간한 [이야기가 있는 문화유산 여행길] 에서 발췌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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