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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5월 15일..스승의 날]일제하에서 민족정신 함양, 제자의 생명 구하고 숨져 '사도비(師道碑)'분포도

문화재방송 2019. 5. 14. 08:02

스승의 날

교권 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여 교원의 사기 진작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하여 지정된 날.




전북 장수군 산서초교 오진상 교장선생님 사도비


1. 사도비문
 
전면부 우측

振我鄕俗 ( 진아향속 : 내 고향의 풍속을 구원하고 )
啓我後生 ( 계아후생 : 내 후생들을 계몽하다. )

   전면부  중앙

吳先生震相紀念碑 ( 오선생진상기념비 )

    전면부  좌측

用表美積 ( 용표미적 : 아름다운 공적을 베풀어 표하여 )
百祀可榮 ( 백사가영 : 백년을 두고 영화로우리라. )

    후면부

昭和拾壹年 五月 ( 소화십일년 오월 : 1936년 5월 )
山西學校 後援會 ( 산서학교 후원회 )

2. 사도비  재정비  기념석


東村 吳震想님께서 山西普通學校長으로 계셨던 때(1931년~1935년)는 日本의 愚民化

敎育과 收奪政策이 極甚했던 植民統治期였다. 그런데도 先生님은 늘 흰 두루마기를

입고 우리 歷史와 民族性을 일깨워 韓民族의 矜持와 自主 獨立精神을 기르는데 힘쓰시어 

學生과 鄕民들이 尊敬하고 따르게 되자 日本 憲兵의 監視가 심했는데도 오직 民族魂을 

살리는 敎育에만 盡力하시니 當局은 先生님을 降等시켜 다른 학교로 左遷시켰다. 


평소 先生님의 가르침에 感動된 鄕民들이 1936년 記念碑를만들었으나 日本 憲兵의 

內査를 받게 되자 땅속에 숨겼다가 祖國 光復을 맞아 다시 세웠던 것이니 우리 

後進들은 先生님의 나라 사랑 精神을길이 길이 이어 받도록 하자.

1999. 8. 15


長水敎育廳 敎育長 趙 今 淑



제자의 목숨 구하고 숨진 양산초등학교 故 김 인자 선생에게 국민훈장 목련장 추서

 

양산초등학교 교정에 세워져 있는 고 김인자 선생 사도비(師道碑)

 

 

1975년 7월 25경남 양산초등학교 김인자(당시 24세) 교사가 이 학교 5~6학년 1백90명을 인솔, 양산천에서 동료교사 2명과 함께 야외교육에 나섰다가 2명의 어린이가 물놀이 중 급류에 휘말리자 이들을 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들었다가 여리디 여린 두 제자와 함께 익사, 순직했다.

 

정부는 김인자 선생의 거룩한 뜻을 영원히 기리기 위해 국민훈장 목련장을 추서했다.


    • 굴러 오는 바위를 몸으로 막아 제자를 구하고 숨진 故 한상신교사



      한상신교사의 살신성인의 제자사랑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방장산 푸른 기슭에서 장렬하게 몸바친 한상신 선생은 1940610일 전북 옥구군

      옥구면 상평리 458번지에서 한영순씨의 1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셨다. 한선생님은

      1958320군산사범학교를 졸업하셨고, 그 해 520일 고창군 상하면

      상하초등학교에서 교직에 첫 발을 내딛고 사랑과 열정으로 봉직하시다가 196491

      성내면 용교초등학교로 부임하셨다.


      그 해 4학년을 담임하신 선생님은 호남선 열차가 달리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갈망에 따라 1017일 학생 40명을 인솔하여 기차를 굽어볼 수 있는 방장산으로

      가을소풍을 갔다.


      가을소풍을 가는 도중에 선생님의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았으나, 제자 사랑의

      일념으로 방장산을 산행을 계속 했다. 어느 순간 앞서간 제자의 발에 큰 바위가 굴러

      뒤따르는 제자들을 덮치는 상황이 되자, 온몸으로 바위를 막아 어린 제자들의 생명을 구

      하고 피투성이가 된 채 산을 내려 오셨다.


      선생님은 제자들이 이상 없음을 확인한 뒤, 스물넷의 꽃다운 나이로 눈을 감으시고

      하늘나라로 가셨다. 영결식은 사랑하는 제자와 동료교사 그리고 학부모의 애도 속에

      19641020일 용교초등학교장으로 엄숙히 거행되었다.“


      선생님의 묘소는 고창군 성내면 양계리(성내초등학교 뒷산), 선생님의 영혼이 깃든

      추모탑은 새마을공원(고창읍 교촌리)에 있다.

      추모제에 참석한 동기생들

      세월호에서 구조됐지만 목숨끊은 단원고 강 교감
      ▲ 고 강민규 단원고등학교 교감의 생전 모습. 사진제공=유가족.
      세월호 침몰 이틀후인 2014년 4월18일 자살한 故 강민규 단원고 교감(52) 씨의 지갑 안에서
      편지지 두 장 분량의 유서에는 "부모님, 학교, 학생, 교육청, 학부모 모두 미안하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먼저 간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유서말미에는 "죽으면 화장해 사고 현장에 뿌려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앞서 강 씨는 이날 오후 4시쯤 진도 실내체육관 인근 야산에서 소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강 씨는 이번 사고로 단원고 학생들과 교사들이 실종되자, 사고 수습을 위해 그동안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학부모들과 함께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 교감은 수학여행단 인솔을 위해 세월호에 탑승했다가 구조됐지만, 학생 수백명이
      실종되고 교사와  학생들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되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  2007년에  「영원한 만남, 우리의 스승」  책을  발간하였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사도비의 소재와 현황을 담은 책으로  일제 강점기에  민족정신을
      일깨우다  교사로  강등되고  투옥까지  됐지만  장학금을  만들어  후학을  양성한
      전북산서초교  오진상교장등 스승  200여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전국 각 도의 사도비 >

      목차

      부산광역시 14

      [동래] 유병온 초대교장(1915~1974) 14

      [동래] (고) 여석현 선생 15

      [구포] 이춘길 선생 16

      [동구] 연각(硯殼) 김하득 선생 17

      대구광역시 18

      [동구] 박래태 선생 18

      [달서] 창주 이응창 선생 19

      [동구] 박호룡 교장 21

      [동구] 강성교 교장 22

      인천광역시 23

      [장봉도] 최석영 선생 23

      [부평] 남강 이승훈 선생 24

      광주광역시 25

      [두암동] 이영기 교장 25

      [지석동] 고송(高松) 임길채 선생 26

      [지석동] 천은(泉隱) 이지옥 선생 27

      [지석동] 류진규 교장 28

      [지석동] 금파(金波) 김종호 선생 29

      [지석동] 우송 고광옥 선생 30

      [유동] 이상영 교장 31

      [송정동] 이승련 교장 32

      대전광역시 33

      [동구] 이택구 선생 33

      [동구] (고) 엄병희 교장 34

      울산광역시 35

      [동구] 이종산 선생(1896~1949) 35

      [울주] 박성렬 교장 36

      경기도 37

      [발안] 영암(映菴) 신종식 선생 37

      [발안] 동봉(東峯) 이종성 선생 38

      [평택] 조남직 선생 39

      강원도 40

      [춘천] 6.25희생 순직 교직원 40

      충청북도 41

      [단양] 월초(月樵) 오병승 선생 41

      [옥천] 정찬홍 선생 42

      [음성] 신광식 교장 43

      [제천] 퇴금 민영복 선생 44

      [제천] 박영록 교장 45

      [충주] 용옥 박종태 교장 46

      [충주] 선은 김낙희 선생 47

      충청남도 48

      [연기] 낭청 박재규 선생 48

      [부여] 이기준 선생 49

      [부여] 한만희 선생 50

      [보령] 유한종 교장 51

      전라북도 52

      [전주] 무명 순직 교원 52

      [전주] 구임 이남규 교장 53

      [군산] 교은(敎隱) 노민수 교장 54

      [군산] 고상국 교장 55

      [군산] 춘고 이인식 교장 56

      [군산] 역대 교장 선생님 57

      [익산] 이동우 선생 58

      [익산] 강석철 선생 59

      [익산] 소병돈 교장 60

      [익산] 김창기 교장 61

      [익산] 경암 장현팔 교장 62

      [정읍] 전감역 송정용 선생 63

      [정읍] 이만순 교육장 64

      [남원] 방극천 선생 65

      [남원] 김영준 교장 66

      [남원] 보광(普光) 서병재 선생 67

      [남원] 명천 윤재술 교장 68

      [김제] 박제양 교장 69

      [김제] 월계 강태희 선생 70

      [김제] 지산 송묵 교장 71

      [완주] 부산(負山) 이래근 선생 72

      [완주] 류성규 선생 73

      [장수] 한완석 교장 74

      [장수] 오진상 교장 75

      [장수] 정인승 박사 76

      [장수] 육동기 선생 77

      [장수] 유호영 교장 78

      [임실] 이광수 선생 79

      [임실] (고) 박창순 교장 80

      [임실] 박시중 선생 81

      [순창] 설곡 임은수 선생 82

      [고창] (고) 한상신 선생 83

      [부안] 김병태 선생 84

      [부안] 김종현 교장 85

      [부안] 박인기 교장 86

      전라남도 87

      [여수] 조규정 교장 87

      [여수] 김춘기 교장 88

      [순천] 김대흥 교장 89

      [순천] 김형모 교장 90

      [순천] 죽당 박준채 교장 91

      [순천] 방석우 교장 92

      [순천] 양재우 교장 93

      [순천] 장영호 교장 94

      [순천] 조규학 교장 95

      [나주] 양봉화 선생 96

      [나주] 청정 양호승 선생 97

      [나주] (고) 김원천 교장 98

      [나주] 정영채 교장 99

      [나주] 정덕채 선생 100

      [나주] 사희준 선생 101

      [나주] 전명국 선생 102

      [나주] 정우혁 선생 103

      [나주] 야전 김영수 선생 104

      [나주] 초은 배영섭 교장 105

      [나주] 정암 김한오 교장 106

      [나주] 배봉민 선생 107

      [광양] 추용헌 선생 108

      [광양] 장영모 교장 109

      [광양] 이기항 선생 110

      [구례] 김형삼 선생 111

      [구례] 박동하 교장 112

      [고흥] 윤양률 선생 113

      [고흥] 역대교장 114

      [고흥] 청계 김철현 교장 115

      [고흥] 신충식 교장 116

      [고흥] 국당(菊堂) 장림 교장 117

      [고흥] 신팔우 선생 118

      [보성] 문성주 선생 119

      [보성] 안태시 교장 120

      [화순] 장흥석 교장 121

      [화순] 양재구 선생 122

      [화순] 김형식 선생 123

      [화순] 홍성옥 교장 124

      [화순] 춘담 최병서 설립자 125

      [화순] 전체 스승 126

      [장흥] 송호 엄영상 교장 127

      [장흥] 안동호 교장 128

      [장흥] 신인균 선생 129

      [장흥] 난곡 도창욱 선생 130

      [장흥] 남해 홍영표 선생 131

      [장흥] 천세봉 교장 132

      [장흥] 임홍권 선생 133

      [장흥] 김효곤 선생 134

      [장흥] 경산 김두석 교장 135

      [장흥] 백민규 교장 136

      [장흥] 남계 선윤규 선생 137

      [강진] 박산 김용주 선생 138

      [강진] 농헌 오문재 교장 139

      [강진] 맹원재 선생 140

      [강진] 정진홍 선생 141

      [강진] 차준태 교장 142

      [영암] 설산(雪山) 박기섭 선생 143

      [영암] 대두 신연귀 선생 144

      [무안] 명한(明漢) 박석기 교장 145

      [무안] 일석(一石) 노병춘 교장 146

      [무안] 청우(淸友) 김선영 교장 147

      [함평] 눌와 안종렬 선생 148

      [함평] 범초 김동희 교장 149

      [함평] 용파 김상만 선생 150

      [함평] 김규동 선생 151

      [영광] 이규석 선생 152

      [영광] 정병태 선생 153

      [영광] 김순용 선생 154

      [영광] 정춘수 선생 155

      [영광] 신극용 선생 156

      [영광] 강대택 선생 157

      [장성] 박정렬 선생 158

      [장성] 김인흥 선생 159

      [장성] 정인채 교장 160

      [장성] 정중 정찬종 선생 161

      [장성] 김상고 선생 162

      [장성] 김병효 선생 163

      [장성] 임영규 선생 164

      [완도] 김종화 교장 165

      [완도] 나경언 교장 166

      [완도] 박창희 교장 167

      [완도] 최천열 교장 168

      [완도] 상록수교원탑(최정옥 교장 외 53명) 169

      [신안] 주형래 선생 170

      [신안] (고) 정기용 교장 171

      경상북도 172

      [경산] 이임춘(펠릭스) 교장 172

      [경주] (고) 만송 김육만 교장 173

      [고령] 청양 정두빈 교장 174

      [김천] 박태제 교장 175

      [김천] 박래태 교장 176

      [상주] 신현옥 선생 177

      [상주] 이태원 교장 178

      [성주] 해림 배봉술 교장 179

      [안동] 김제동 교장 180

      [성주] 김용준 교장 181

      [울릉] (고) 이경종 선생 182

      [포항] 박정태 교장, 도승회 교감 183

      경상남도 184

      [함양] 이윤택 교장 184

      [창원] 김한용 교장 185

      [밀양] 손정현 선생 186

      [양산] 김인자 선생 187

      [거제] 옥치상 선생 188

      [거제] 신수환 선생 189

      [밀양] 노재호 선생 190

      제주특별자치도 191

      [한경면] 최명효, 김일우, 이관근, 강응화, 고연채 선생 191

      [애월읍] 조석봉 선생 192

      [애월읍] 양재연, 양상종 선생 193

      [한림읍] 강석순 교장 194

      [봉개동] 최봉조 교장 195

      [한경면] 고병룡 선생 196

      [한경면] 현학병 선생 197

      [우도면] 고태주 교장 198

      [우도면] 현경원 교장 199

      [추자면] 박철규 교장 200

      [조천읍] 강세덕 선생 201

      [조천읍] 송정호 교장 202

      [구좌읍] 강희규 선생 203

      [영평동] (고) 최정숙 교장 204

      [한경면] 강병효 교장 206

      [애월읍] 장응선 교장 207

      [애월읍] 신용준 교장 208

      [영평동] 송암 이인식 교장 209

      [용담동] 현경호 선생 210

      [애월읍] 장응선 선생 211

    [에듀프레스의 눈] 교사가 죄인되는 스승의 날, 이젠 없애주세요.

    김민정 기자

    승인 2019.05.14 07:11


    글 한희정 서울실천교사대표
    한희정 교사
    한희정 교사

    “선생님, 어젯밤 꿈에 선생님이 나왔어요”

    “으응?”

    “내가 학교 생각을 하지도 않았는데 선생님이 꿈에 나와서 좋았어요.”

    “그래, 선생님도 00이가 선생님 꿈에 나오도록 해야겠다.”

    이렇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함께 웃었던 초등학교 1학년 우리반 아이가 오늘 아침 주먹을 쑥 내민다.

    “선생님, 선물이에요.”

    “응?”

    “선생님, 스승의 날 선물이에요. 이거 비눈데, 내가 어제 성당에서 만든 거예요.”

    “아...... 그래.”

    어떨 결에 받았지만 고맙다는 말을 할 수도 없었고, 마음만 받겠다고 돌려주기도 난처했다. 아이 엄마를 통해 몰래 되돌려줘야 하나, 그러면 선생님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할 텐데 어쩌나 하다가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그런 걸 보면 나는 교직 경력 20년이 넘었어도 아직 교직 정신이나 준법정신이 투철하지 못한 불량 교사인 모양이다. 매우 단호하게 그러나 다정하게 이렇게 말했어야 했다.

    “00이 마음은 잘 알겠어요. 선생님이 이 비누를 아주 잘 썼다고 생각할게요. 집으로 가져가서 가족들과 쓰세요.”

    “00아, 선생님은 선물을 받는 사람이 아니에요. 선생님은 가르침을 주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학생들에게 선물을 받으면 선생님은 선생님을 할 수 없어요. 그러니까 앞으로도 이런 선물을 주면 안돼요.”

    1학년 담임을 하다보면 이런 난처한 경우가 한 둘이 아니다. 사탕 하나, 껌 하나, 과자 한 조각 내미는 손을 어떻게 거절하나, “내리 사랑이라는 말이 있단다, 선생님은 너희들에게 선물도 주고 과자도 주고 젤리도 주고 할 수 있지만, 선생님은 어른이니까 어린이인 너희들에게 주는 것이지. 어린이인 너희들은 그렇게 많이 받아서 쑥쑥 자란 다음에 어른이 되면 그때 어린이들에게 주는 거란다. 그러니까 선생님한테 이런 거 주는 거 아니야.”라고 퉁치며 넘어가기에 비누는 참, 애매했다.

    “얘들아, 우리는 왜 학교에 올까?”

    “공부하러요.”

    “맞아, 우리는 모두 여러 가지 공부를 하려고 학교에 오지. 그런데 공부는 누가 가르쳐주는 걸까?”

    “선생님이요.”

    “맞아, 선생님이 가르쳐주지. 그런데 우리반에 선생님은 모두 몇 명이라고 했지?”

    “어, 스물세명이요.”

    “와!!!! 똑똑이들. 잘 기억하고 있네. 맞아, 우리는 학교에 와서 서로서로 보고 배우는 관계니까 서로에게 모두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고 했지. 선생님도 너희들을 보면서 배우는 게 많다고 했고. 지금까지 서로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네”

    “그런데 오늘 00이가 스승의 날이라고 좋은 선생님이 되어주어서 고맙다고 자기가 만든 비누를 가져왔어요. 우리반에 선생님이 23명이니까 교실에 두고 우리 모두 같이 써요. 어때요?”

    “좋아요!!”

     

    다들 환히 웃는데 비누를 건네준 그 아이의 표정만 알 듯 말듯하다. 이렇게 마무리하지 않으면 어째야 하는가, 아직도 정답을 도통 모르겠는 나는 불량교사임에 틀림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나의 해석이 김영란법 위반이라면 기꺼이 ‘피고’의 자리에 설 용의가 있다는 것을 함께 밝힌다. 모두를 황량하게 하는 유권해석이라니, 스승의 날 즈음이면 언제나 죄인이 되는 기분을 그들은 모를 것이다.

    5월 15일 스승의 날은 교사의 날이 아니다. 교사가 스승이 될 수는 있지만, 모든 교사가 스승이 될 수 없으며, 가르치는 직을 업으로 하는 이들은 교사만 있는 것도 아니다. 대학 교수를 비롯하여 온갖 학원의 강사, 평생교육센터나 문화센터의 강사들도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한다.

    “당신의 저의 스승이십니다.”라는 고백은 가르치는 직을 업으로 하는 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아니라 그들을 따랐던 이들의 언술이어야 한다는 뜻에서 “스승”이라는 명사는 타자의 명사다. “너희들은 모두 나의 제자들이지”라고 하지만 어느 교사도 “나는 너희들의 스승이다”라고 감히 말하지 않는다. 그러니 제발, 스승의 날 교사‘만’까기는 그만 하면 좋겠다. 아이들과 보람된 하루하루를 보내다가도 스승의 날만 다가오면 우울증에 빠지는 교사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오죽하면 교사들이 스승의 날의 폐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2018년)을 올리고, 스승의 날을 폐지하지 못하면 “교육의 날”로 바꿔달라는 청원(2019년)을 올리겠는가! 스스로를 스승이 아니라고 칭하는 교사들을 왜 스승의 날 호명하며 잠재적 범죄자인 양 모욕을 주는가!

    나는 스승이 아니다. 나는 전문직업인으로 나의 직에 충실하고자 언제나 노력하지만 부족함이 끝이 없는 월급쟁이 교사일 뿐이다. 거기에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선물로 들고 온 비누 하나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끙끙거리는 그야 말로 불량교사일 뿐이다.

    ‘보건의 날’이지 의사의 날이 아니 듯, ‘과학의 날’이지 과학자의 날이 아니 듯, ‘법의 날’이지 판사의 날이 아니 듯, ‘철도의 날’이지 기관사의 날이 아니 듯, ‘체육의 날’이지 운동선수의 날이 아니 듯, ‘스승의 날’은 ‘교육의 날’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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